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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가을은 지나간 것들을 부른다
작성자 (주)캄리 (캄리좌훈카페) (ip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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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작성일 2022-10-28 14:43:0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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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보다 단풍이다

꽃은 삼류 연애소설처럼

몸을 훑고 지나간다

여운이 고전처럼 남는 단풍은

구수한 누룽지 냄새로 온다


밥 먹기 싫을 때

누룽지 먹으면

입안에서 그리운 사람 걸어가고

고향 집 돌담이 떠오르고

감나무잎 누렇게 태우던 빛이 고이고

그 맛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

행복하고 서글프다


봄 여름 지나 찬바람 부는 가을에는

누룽지처럼 익어가는 저 숲에 들어

덤덤히 그리운 것들 기다려봐야지

고전소설처럼 접어둔 길

몰래 펴봐야지


- 김진숙, 시 ‘가을은 지나간 것들을 부른다’




꽃보다 단풍의 깊은 멋.

누룽지처럼 익어가는, 그런 사람 같은 가을의 맛.

덤덤히 그리운 것들을 천천히 불러오는 가을입니다.

이 가을도 어느새 질 것이지만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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